개 팔자(犬 八字), 상 팔자(上 八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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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시절,
위와같은 제목의 말을 자주 들으면서
무슨 뜻인지 궁금하게 생각했던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도라지 뿌리는
절대로 산삼(山蔘)이 되지 못합니다.
이는 세상(世上) 누구도
의심(疑心)할 여지(餘地)가 없지만,
이제는
도라지가 산삼(山蔘)이 될 수도 있는 세상(世上)에 살고있습니다.
개천(川)에서 용(龍)이 나오는
세상(世上)이 아니라고 하지만,
'‘개(犬)’'라는 동물(動物)은 지금이야말로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키우는 개(犬)는
분명 네발짐승일 뿐인데,
사람이 받들어주는
대접(待接)을 받으니,
이놈은 용(龍)이 된 게 분명합니다.
걷기 싫다는 시늉만 하면,
달랑 안아 가슴에 품어주고
이놈을 극진히 대접(待接)합니다.
한번은 키우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散策)을 🍎나갔는데 돌아오는
반환점을 지나서는 걷을 수 없다면서 주저앉아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달래도 막무가내 입니다.
할 수없이 우리 부부(夫婦)가 번갈아 가며 품에 안고
귀가(歸家)한적이 있습니다.
이놈을 발로 찼다간
‘학대(虐待)했다’는 죄목(罪目)으로,
벌(罰)을 받거나
벌금(罰金)을 내야 하는
세상(世上)으로 바뀌었습니다.
옛날에
이놈은 섬돌까지만 올라 올 수 있었지,
마루까지 올랐다간
빗자루로 엉덩이를
사정(事情)없이 얻어맞고,
마루 밑이나 마당으로 내쫓겼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世上)은
이놈이 사람보다 먼저
방(房)으로 들어가,
사람 자는 침대(寢臺)를
자기(自己) 잠자리로 차지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안달을 합니다.
이놈은 이제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고 해서
인권(人權)에 버금가는
법(法)의 보호(保護)를
받고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개(犬)라는 이 동물(動物)은
도대체(都大體) 무엇입니까?
뽕밭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된다한들,
개(犬)라는 짐승은 분명(分明)
'‘네발 짐승'’입니다.
닭(鷄)은 고기와 달걀을
얻기 위(爲)해서 키우고,
돼지는 시장(市場)에 내다팔거나
돼지고기를 먹기 위해서 키웠으며,
소는 논밭갈이 시켜서
농사(農事)짓기 위하여 키웠습니다.
그리고
개(犬)는 집을 지키라고 키웠지만,
사실(事實) 놀고먹는 놈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先祖)들 께서는 개(犬)를 가려켜 하신 말씀이
‘개 팔자 상팔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유난스레
대접(待接)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네발짐승이었고,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飮食) 찌꺼기만 얻어먹었습니다.
오죽하면,
‘개밥신세’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이처럼,
집 짐승이었던 개(犬)가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대접(待接)을
한 몸에 받는 견공(犬公)이 되어,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라는 말이 현실화(現實化)되었습니다.
사람은
인권(人權)을 얻기 위(爲)하여
수백년(數百年) 동안
투쟁(鬪爭)해 왔지만,
개는
발 하나 까딱 않고
견권(犬權)을 확보(確保)한 셈이니,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라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이제
‘'개 같은 놈'’이니
‘'개자식’'이니,
이런 욕지거리는 틀린말 같고
성립(成立)될 수 없는 말 같이 됐고
이치(理致)에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옛날은 우리가 말하는 낱말 앞에
‘개’가 붙으면 나쁜 말이 되었습니다.
먹는 꽃이 참꽃이고,
못 먹는 꽃이면 개꽃이었습니다.
열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살구는 못 먹는 살구였고,
못 먹는 버섯이면
개버섯이라 불렀습니다.
망신(亡身) 중(中)에도
제일(第一)가는 망신(亡身)을 두고
'‘개망신’'이라고 했습니다.
제일 못나고 나쁜 사람을
'‘개자식'’이라 했고,
못된 짓거리를 하면
‘'개 같은 자식'’이라는 엄청 심한
욕(辱)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처럼 천대(賤待)받고
멸시(蔑視) 조롱거리 개(犬)가
이제는
개(犬)의 신분(身分)이
높을 대로 높아져서
''사람이 개(犬)를 모시는 지경(地境)'’ 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
''개똑똑'’ ‘
''개예뻐’'
‘'개쩔어’'처럼,
‘'개’'를 일컷는 개자(字)마저도
좋은 뜻으로 인식(認識)되고 있으니,
오늘날 우리 노인(老人)들의 귀를
어리둥절케 하고도 남습니다.
아무튼,
‘'개 팔자 상팔자’'라는 옛날 말이 딱 맞아떨어진 세상에 살고 있는것 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한마다 하지 않을 수 없어
몇자 적어 봤습니다.
건승(健勝)하시고
행복(幸福)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월간 에세이, 윤재근/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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