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편지] 학사모는 혼자 힘으로 쓰는 모자가 아닙니다 로버트 새폴스키는 스탠퍼드 대학의 신경과학자입니다. 30년 넘게 케냐 초원에서 개코원숭이 무리를 연구해 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자에게 대학 졸업식 하나를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이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와 사진을 찍습니다. 고국의 전통 옷을 차려입은 이민자 부모들은 자랑스럽게 자식을 바라봅니다. 웃음과 포옹이 오가는 식장 가장자리에서는 한 사람이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습니다. 새폴스키는 여기서 상상을 하나 해 보자고 합니다. 졸업생 한 사람과 쓰레기를 치우는 그 사람이 타고난 유전자와 엄마 뱃속에서 보낸 아홉 달, 어린 시절과 살아온 형편을 통째로 맞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학위복을 입는 사람과 쓰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