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편지] 어제의 만나로는 오늘을 살 수 없습니다 1897년 3월 1일, 톨스토이는 일기에 이상한 경험을 적었습니다. 방 안의 먼지를 닦다가 소파 앞에 섰는데, 방금 그 소파를 닦았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손에 익은 일이라 아무 생각 없이 했기 때문입니다. 일흔을 바라보던 노작가는 이 사소한 일을 그냥 넘기지 못했습니다. 닦고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닦지 않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누군가 의식하며 지켜보았다면 그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의식하지 못한 채 수많은 사람의 삶이 흘러간다면, 그런 삶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전쟁과 평화』에서 수많은 인물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 낸 사람이 정작 방금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