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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모는 혼자 힘으로 쓰는 모자가 아닙니다

[열린편지] 학사모는 혼자 힘으로 쓰는 모자가 아닙니다 로버트 새폴스키는 스탠퍼드 대학의 신경과학자입니다. 30년 넘게 케냐 초원에서 개코원숭이 무리를 연구해 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자에게 대학 졸업식 하나를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이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와 사진을 찍습니다. 고국의 전통 옷을 차려입은 이민자 부모들은 자랑스럽게 자식을 바라봅니다. 웃음과 포옹이 오가는 식장 가장자리에서는 한 사람이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습니다. 새폴스키는 여기서 상상을 하나 해 보자고 합니다. 졸업생 한 사람과 쓰레기를 치우는 그 사람이 타고난 유전자와 엄마 뱃속에서 보낸 아홉 달, 어린 시절과 살아온 형편을 통째로 맞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학위복을 입는 사람과 쓰레..

좋은글 2026.10.22

키는 다른 손에 넘어가도 별은 같은 자리를 지납니다

[열린편지] 키는 다른 손에 넘어가도 별은 같은 자리를 지납니다 윌 키셀카의 『마음속의 바다(An Ocean in Mind)』는 나침반도 해도도 없이 태평양을 건넌 두 항해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마우 피아이룩입니다. 그는 미크로네시아의 작은 섬 사타왈에서 할아버지에게 항해술을 배웠습니다. 별이 뜨고 지는 자리와 파도의 결을 읽어 바다 위에서 길을 찾는 법이었습니다. 1976년, 마우는 두 척의 선체를 이어 붙인 하와이의 전통 카누 '호쿨레아'를 이끌고 4천 킬로미터 가까운 바다를 건너 타히티에 닿았습니다. 2년 뒤, 호쿨레아는 마우 없이 다시 타히티로 떠났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뒤집혔습니다. 선원 에디 아이카우가 구조를 요청하러 서핑보드를 타고 가까운 라나이섬 쪽으로 노를 저어 갔지..

좋은글 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