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 仲秋節/ 한가위] ■ 한 가 위 /최광림 ■ 어머니, 오늘은, 당신의 치마폭에서 달이 뜨는 날입니다. 아스라한 황톳길을 돌아 대 바람에 실려온 길 잃은 별들도 툇마루에 부서지는 그런 날입니다. 밀랍처럼 곱기만한 햇살과 저렇듯 해산달이 부푼것도 당신이 살점 떼어 내건 등불인 까닭입니다. 새벽이슬 따 담은 정안수 한 사발로도 차례상은 그저 경건한 풍요로움 입니다 돌탑을 쌓듯 깊게 패인 이랑보다 일흔 해 서리꽃 피워내신 신앙같은 어머니. 다만 살아온 날 만큼 당신의 고마운 치맛폭에 두 무릎 꿇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물 비친 웃음 한 소절 입김으로 펄펄 날리며 모두가 오래도록 그랬음 정말 좋겠습니다. ■ 한가위의 오늘밤 /박목월 ■ 달을 보며 생각한다. 마을 마다, 집집 마다 한가위의 오늘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