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탈북-북송 악마의 쳇바퀴..."우린 그저 살고 싶었을 뿐"

거짓 없는 진실 2023. 12. 13. 09:44

탈북-북송 악마의 쳇바퀴..."우린 그저 살고 싶었을 뿐"

반인륜적 강제북송 폭로 '우리들의 자화상' 토크 콘서트

형용하기 어려운 고문 등 이겨낸 탈북민들 체험 생생 증언
북한인권법 막는 7인의 국회의원 원망..."그래도 봄은  온다"

"오죽 살기 힘들면 내 고향, 내 가족을 등지고 왔을까. 우리는 그냥 살고 싶었을 뿐이다."

강제북송 과정에서 모진 고문과 인권 유린을 당한 수많은 탈북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토크 콘서트가 12일 열렸다.

자유북한방송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우리들의 자화상’이란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강제북송 경험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반인륜적 고문과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연단에 나선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중국 내에서의 탈북민 인권유린과 북송 이후 겪는 모진 고문들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탈북민 신은희 씨는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되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신 씨는 "너무 살기 힘들어서 2002년 가족과 함께 탈북을 했지만, 북송을 피해 2년 넘게 산속에서 살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다 부모님이 나무하러 나간 사이 동생과 자신이 공안에 잡혀 북송되게 됐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이후 북송되어 청진에 있는 도집결소로 가는 과정에 함께 북송되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도주하자 보안원들이 그를 잡아 콩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짖이기고, 구두발로 얼굴을 가격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드는 광경을 봤다"며 "잡힌 여성은 얼굴이 함몰되어 더 이상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 지명희 씨는 "1996년 고난의행군을 겪으며 남편이 병으로 사망한 이후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밀수를 했다"면서 "그러다 잡혀 교도소에 들어가 사람들의 시체 위에서 목숨을 부지했다"고 말했다.

지 씨는 "개천 수용소에 들어가니 살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고, 매일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집채 만한 구덩이에 그냥 던져 넣고 위에 흙을 덮어버리는 일은 다반사였다"며 "맞아 죽고, 얼어 죽고, 굶어 죽는 현실을 보며 무조건 이를 악물고 살아서 탈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년의 수용소 생활을 겪으며 생각한 것은 북한 정권이 주장하는 ‘지상낙원’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3번의 탈북 과정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은 지금도 여전하다. 몽둥이와 구둣발로 저를 밟던 예심원들의 살기 넘친 눈빛을 여전히 잊을 수 없다. 지금도 자다가 소스라쳐 깨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없이 죽어나간 사람들, 지금도 북한에서 모진 고문으로 생사를 헤맬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 탈북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정착을 잘하고 단합되어야 한다"며 "북한이 말하는 ‘백두의 칼바람’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따뜻한 봄’은 온다. 자유의 봄은 올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 씨는 "북한 동포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라며 이승만 대통령이 남겼던 말을 인용하고 이야기를 마쳤다.

이어 최근 탈북민 구출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온드 더 유토피아’에서 아들을 구출하다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북송당한 사연을 가진 이소현 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 씨는 "6살 아이를 북에 남기고 탈북한 이후 18살이 되도록 아들의 손 한번 못 잡아 봤다"면서 "그런데 탈북하는 과정에서 잡혀 북송되어 지금은 14호 개천에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안다"며 눈물을 흠치며 말했다.

이어 "고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18살짜리 아이에게 얼마나 고문을 했으면 갈비뼈가 부러지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몰골로 수용소에 잡혀 들어갔다"며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아들을 만나 된장찌개에 밥 한끼 먹이는 게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탈북민의 아픔을 알리는 일을 우리 모두가 해야 한다"며 "우리는 그냥 먹고 살려고 왔다. 오죽하면 고향을 버렸겠는가"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강제북송 실태와 북한의 인권탄압을 고발하는 이런 행사가 앞으로 10회 100회를 넘어 통일이 되어도 멈추지 말고 열려야 한다"며 "그래야 김정은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이렇게 우리 탈북민들이 수많은 죽음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도 국회에 상정된 북한인권법을 또 다시 7명의 국회의원들이 반대를 해서 통과하지 못했다. 정말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들에게 받을 저주가 무섭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맹종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에 있는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단결하고 합심해서 북한인권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자"라고 호소했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