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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돌 한글날

거짓 없는 진실 2022. 10. 11. 09:59

어제는 576돌 한글날이었습니다.

한글날은 훈민정음의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며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입니다.

그런데,
 띄어쓰기도 없고 쉼표도 없고 마침표도 없는 글을 읽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답답합니다.

옛날 훈민정음을 보면 띄어쓰기가 안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띄어쓰기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요?

놀랍게도 한 미국 선교사님의 노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인보다 한국과 한글을 더 사랑했던 선교사님 호머 헐버트 (1863 ~ 1949) 박사님을 소개합니다.

1886년 7월 23세의 청년이었던 호머 헐버트는, 조선의 청년들에게 서양문화와 영어를 가르쳐 달라는 조선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제물포를 통해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수업을 위해 개인교사를 고용해  한글을 배우면서 상당한 한글 실력을 갖추었고, 놀랍게도 3년 만인 1889년에 '선비와 백성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뜻의 <사민필지>를 편찬하였습니다. 

이 책은 순 한글로 쓰여진 조선 최초의 지리 교과서입니다.

그는 <사민필지> 서문에 당시 양반층이 한글을 무시하며 배우기도 쓰기도어려운 한자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관행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글에 매료되어 미국 언론과 영문 잡지에 한글을 홍보하는 글을 기고했으며, 구전으로 내려오던 '아리랑'을 서양식 음계로 처음 악보로 만들어 알렸습니다.

그의 한글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어느 순간 미국인 선교사가 아닌 한글학자가 되어 미국에 한글 교본을 출간하는 등 다수의 논문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알렸습니다.

1896년 서재필, 주시경 등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신문인 독립신문을 만들었는데, 이 신문에 최초로 띄어쓰기를 도입한 한글 신문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한글의 뛰어남을 잘 알았던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익히기 어려운 한자는 그만 버리고 한글을 채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908년 미국에 돌아가 정착한 후에도 한국에 관한 여러 편의 글을 발표하였고, 1919년 서재필이 주관하는 잡지에 3·1운동을 지지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49년 국빈으로 초대받아 한국을 방문했으나 일주일 후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고국보다 한국에 묻히기 원했던 그의 유언에 따라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안장되었습니다.

그의 사후 1950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 공로 훈장을, 그리고 2014년 한글날에는 대한민국 금관 문화 훈장까지 추서했습니다.

1999년 50주기에 세워진 기념석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고 자신의 조국보다 한국을 위해 헌신했던 빅토리아 풍의 신사 헐버트 박사, 이곳에 잠들다'

조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헐버트 박사, 한국인보다 한글을 더 사랑했던 헐버트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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