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전 오염수가 더 심각한데…日 후쿠시마 ‘괴담’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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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중국이 지난 2020년 한 해에만 방출한 삼중수소 배출량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를 희석해 방류하는 양보다 5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수소는 수소원자(H), 트리튬(T), 산소원자(O)가 결합한 방사성 물질이다. 과다한 양의 삼중수소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신체 내부의 생식기능이 저하되거나 백혈병, 암 등의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중국 원전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남부 연안에 몰려 있는 만큼 삼중수소가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021년 중국이 발간한 중국핵능연감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전체 원전에서 2020년 한 해 배출된 삼중수소 총량은 1054테라베크렐(T㏃)에 달했다.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과정에서 배출량 제한 기준으로 계획 중인 연 22T㏃의 약 50배에 달한다. 지난 2022년 214T㏃을 배출한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5배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보다 중국 원전에서 방류하는 삼중수소 배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이후 우리 근해에서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하고 있지만 수치 변화가 없다"면서 "오히려 중국 원전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원전 55기를 가동 중이다. 93기의 미국, 56기의 프랑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규모다. 이 가운데 중국의 49기 원전은 한반도와 인접한 동남부에 집중돼 있다. 이는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방사능 오염 물질이 우리나라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운용 중인 원전 55기는 대부분 광둥·푸젠·저장·산둥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남부 연안에 집중돼 있다. 중국이 삼중수소를 제대로 희석해서 방류하지 않거나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날 경우 쿠로시오 해류와 편서풍을 타고 막대한 방사능 오염 물질이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일본어로 ‘검은 바다’라는 의미의 쿠로시오 해류는 태평양 서부 타이완 섬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남해를 거쳐 일본으로 흐른다. 이 쿠로시오 해류의 일부는 서한연안류을 따라 서해로, 대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각각 흘러 들어온다.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바다가 모두 초토화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중국 삼중수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괴담만 증폭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왜곡·과장하면서 국민의 공포와 반일 감정을 키우는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원전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215테라베크렐(T㏃) 수준이던 삼중수소 배출량은 2018년 832T㏃로 4배 가까이 뛴 데 이어 2019년에는 907T㏃로 치솟았다. 지난 2020년 중국이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이 1054T㏃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100T㏃씩 늘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앞으로 중국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중국이 건설 중인 신규 원전 23기가 우리나라와 가까운 랴오닝과 산둥 등지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남중국해에 해상 원전을 건립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반면 일본은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삼중수소 175T㏃를 바다에 방류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 원전 수를 줄이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 결과다. 후쿠시마 사고 직전인 2010년 일본은 370T㏃의 삼중수소를 배출한 바 있다.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 처리수를 현재 1068개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 처리수에 포함된 방사성핵종 60여 종을 제거할 방침이다. 아울러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해양 방류를 통해 30여 년에 걸쳐 바닷물로 희석시킬 예정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면 4~5년 후 제주 해역에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2년 뒤 해류의 영향으로 현재 농도의 100만분의 1에 못 미치는 저농도 상태의 오염 처리수 일부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감안해도 일본이 방출하는 삼중수소량은 자연상태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량의 250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원전 안전 이슈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상덕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4월 17일자 본지 칼럼을 통해 "후쿠시마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태평양을 돌아 희석된 후 우리나라에 도달되지만, 중국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바로 우리나라 해역으로 직접 유입된다"면서 "삼중수소의 총량과 우리나라 해역 유입을 고려하면 일본보다는 중국 삼중수소 문제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본보다 많은 원전을 한국과 가까운 지역에서 가동하는 데다 삼중수소 배출량 등 원전 과 관련한 정보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보다 투명하고 과학적인 절차를 거쳐 희석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일본보다 중국이 배출하는 삼중수소량이 더 문제라는 의미다.
실제 지난 2021년 중국 타이산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논란이 이어질 당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올 가능성을 놓고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긴장하면서 모니터링을 이어가기도 했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위치한 위도가 편서풍대인 만큼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동쪽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가 방사능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괴담처럼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비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원전 문제가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검증은 당연하다. 하지만 객관적인 근거 없는 선동은 불안·갈등·분열·불필요한 반일감정만 조장한다는 것이다.
中 원전 오염수가 더 심각한데…日 후쿠시마 ‘괴담’만 증폭 < 산업 < 경제 < 기사본문 - 자유일보 (jay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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