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순덕 아지매

거짓 없는 진실 2022. 11. 15. 10:08

눈물어린 감동(감동) 실화(實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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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60년이 조금 지난
1960년대 초반 이야기 입니다.
당시 서울 인왕산 자락에는
단칸 방 초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그날 그날 목숨을 이어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 빈촌 어귀에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 놓고 만두를 쪄서 파는 작은 구멍가게 하나가 있었습니다.  

주인은 쪄낸 만두를 식지 말라고 
솥뚜껑 위에 얹어 두기도 했습니다.  

만두소 만들고 만두피를 빚고 
손님에게 만두 파는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 그녀는 순덕 아지매였습니다.

입동(立冬)이 지나자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 마을에 살고있는 어린 남매가 매일 보따리를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가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 위에 얹어 
언 손을 녹이고 가곤 했습니다.  

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 나가보니 
어린 남매는 이미 떠나서 골목길 끝자락을 돌고 있었습니다.  

얼핏 기억에 순덕 아줌마가 보니 
솥뚜껑 위에 만두 하나가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남매가 가는 골목길을 잽싸게 따라 올라갔습니다. 저 애들이 만두를 훔처 먹은 것 같아 혼을 내려고 했었습니다,  

그때 꼬부랑 골목길을 막 쫓아 갔는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로 그 남매였습니다. 
흐느끼며 울던 남동생을 향해서
누나가 목 멘 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도둑놈 동생을 둔 적 없어.  
이제부터 누나라고 부르지도 말아라." 
예닐곱 살쯤 되는 남동생이 
울며 누나에게 말했습니다.  
"누나!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흙담 옆에 몸을 숨긴 순덕 아지매가 
달려가서 남매를 달래줄까 하다가 
더 무안(無顔)해 할 것 같아 
가게로 돌아 왔습니다.  

다음날도 똑 같이 보따리 든 남매가 
골목을 내려와 만두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누나가 동전 한 닢을 툇마루에 놓으며 중얼 거렸습니다.  

"아줌마, 어제 아줌마가 안 계셔서  외상으로 만두 한 개 가지고 갔구먼요."  

그리고 그 날 이후 저녁 나절인데
보따리 들고 올라가던 남매가 
손을 안 녹이고 가게를 지나 치길래. 
순덕 아지매가 남매를 불렀습니다.  
"얘들아 속 터진 만두 팔 수가 없는데 우리 셋이서 나눠 먹자꾸나."   

누나가 살짝 미소(微笑)를 지어 보이며
"고맙습니다만 집에 가서 
저녁을 먹을래요." 하고는 
남동생 손을 끌고 올라 가면서 
동새에게 단단히 일러주듯;
 
"얻어 먹는 버릇 들면 진짜 거지가 
되는 거야. 알았니?" 하는거였습니다.  
어린 동생을 훈계(訓戒)하고 달래는 누나의 나지막 하고 준엄(峻嚴)한 목소리가 찬바람에 실려 순덕 아지매 귀에 닿았습니다.

어느 날 보따리를  들고 내려가는 남매에게 순덕 아지매가 물었습니다. 

"그 보따리는 무엇이며 어디 가는 거냐?"  
누나 되는 여자 아이는 땅만 보고 걸으면서 "할머니 심부름 가는 거예요."  
메마른 한 마디 뿐이었습니다.

더욱 궁금해진 순덕 아지매는 
이리저리 물어봐서 그 남매 집사정을 알아냈습니다. 

얼마 전 이곳 서촌으로 할머니와 
어린 남매 세 식구가 이사를 와서
궁핍(窮乏)속에서 가난하게 살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바느질 솜씨가 워낙 좋아서
종로통 포목점에서 바느질 꺼리를 맡기면 어린 남매가 타박타박 걸어서 자하문을 지나 종로 통까지 바느질 보따리를 들고 오간다는 것입니다.  

남매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 바로 이듬해 어머니도 유복자(遺腹者)인 동생을 낳다가 부모 모두 갑자기 이승을 하직(下直)했다는 것입니다,  

응달 진 인왕산 자락 빈촌(貧村)에도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남동생이 만두 하나 훔친 이후로도
남매는 여전히 만두가게 앞을 
왕래하며 다니지만, 
솥뚜껑에 손을 녹이기는 고사하고 
아예 고개를 돌려 외면(外面)하고 
지나 다니고 있었습니다

"너희 엄마 이름 봉임이지 신봉임 맞지?"  
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가게앞을 지나가는 남매(男妹)를 잡고 느닷없이 물었습니다.  
깜짝 놀란 남매가 발걸음을 멈추고 아줌마를 쳐다 봅니다.  

"아이고 봉임이 아들딸을 내가 이렇게 만나다니 천지 신명님 고맙습니다."

남매를 꼭 껴안은 순덕이 아지매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너희 엄마와 나는 어릴 때 부터
둘도 없는 엄청 친한 친구였단다.  
우리 집은 그 때 찢어지게 가난했고, 
너희 집은 잘 살아 인정(人情) 많던
너희 엄마는 우리집에 쌀도 퍼담아 주고 콩도 한 자루씩 갖다 주었단다."
 
그날 이후 부터 남매는 
저녁 나절 집에 올라갈 때는 
꼭 만두가게에 들려서 
속 터진 만두를 먹고, 
순덕 아지매가 싸주는 만두를 들고 할머니께도 가져다 드렸습니다.  

순덕 아지매는 동사무소에 가서 호적부(戶籍簿)를 뒤져 
남매의 죽은 어머니 이름이 
신봉임 이라는 것도 알아냈고.  

그 이후로 만두를 빚을 때는 꼭 몇 개는 아예 만두피를 일부러 찢어놓았습니다. 인왕산 달동네 만두 솥에 
속 터진 만두가 익어갈 때 
만두 솥은 펑펑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40여 년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만두가게 앞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멈추었고 중년신사가 내렸습니다.   
신사는 가게 안에서
꾸부리고 만두 빗는 나이 많은
노파(老婆)의 손을 덥석 잡습니다.  
신사는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를 한참이나 쳐다봅니다,     

"댁은 누구 이신가요?"    
그 신사는 울음을 멈추더니
''할머니의 옛날 친구, 봉임의 아들,
신봉임이 아들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만두집 노파는 그때서야 옛날 그남매를 기억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말 없이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명문 미국대학에 유학까지  다녀와 병원 원장이 된 신봉임의 아들 
최낙원 강남제일병원 원장이십니다.

어릴적 누나로 부터의 
어른보다 더욱 어른스러운 
품격(品格)있는 가치관(價値觀), 그리고 만두가게 아줌마의 
고상(高尙)한 품격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집니다.

우리 주변에서 오늘날도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훗날 쓰여질 수 있는 일들이 혹시나 나 자신이나 주위에 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이 세상 아이들도 모두 
이런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을런지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또한 내 이웃은 누구입니까?
내 친구는 어떤분들 입니까?

사람이 60세를 넘기면 
살아온 나이를 세지 말고 
내 주위에 커피 한 잔이나
밥 한끼라도 가끔 함께 먹을 
친구나 이웃이 몇 명이나 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꼭 수(數)가 많다고 해서 
인생성공(人生成功)은 아니라해도 그래도 내 인생을 이기적(利己的)으로 헛되이 살지 않은 <''인생을 아름답게''>
꾸미며 살다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게 하는 대목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다🏃‍♀️

 

카 톡 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