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 김동길 김동길 교수는 서양문화사 강의를 연세대 강의실이 아니라 강당에서 했다. 2000명이 넘는 수강생을 수용할 강의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석부가 77쪽에 달했다. 출석 체크가 불가능했다. 그래도 결석자는 적었다. 청강생이 더 많이 들어와 강당 정원을 초과할 때가 많았다. 그의 강의는 힘이 있었고 유머가 넘쳤다. 김 교수를 흉내 낸 최병서의 개그보다 그의 강의가 더 웃겼다. 엄청난 인기였다. 글과 말에서 동시에 달인은 드물다. 김 교수는 드문 사람이었다. 타고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20여 년 동안 매일 아침 6시 미국 한인 방송을 통해 강연을 했다. 방송국 사정 때문에 갑자기 결방 소식을 들은 날에도 카메라 앞에서 그냥 강연했다고 한다. 글도 200자 원고지 석 장씩 매일 썼다. 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