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합일] < 개의 침묵 >
주인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주인님은 갔습니다.
양산을 떠나 이름도 모를 곳의 개 축사를 향하여 난 작은 길을 차마 떨치고 울며 갔습니다.
가족이라며 아빠라며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더 이상 사진 찍을 일이 없어지자 단박에 버려졌습니다.
적어도 이남에서는 사료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라는 나의 희망의 지침을 돌려놓고 주인님은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달콤한 주인님의 말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주인님의 미소에 눈 멀었습니다.
개팔자는 본시 주인에게서 정해지는 거라 입양될 때에 버려질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었지만 파양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개 축사에서 울음 터집니다.
아아 주인님은 나를 버리고 갔지마는 나는 아직도 주인님을 버리지 아니하였습니다.
그토록 떠나기 싫어 우는 울음은 개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카 톡 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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