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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법 개정, 기업 발목 잡는다"...대기업 사장단 긴급 공동성명

거짓 없는 진실 2024. 11. 23. 10:29

"민주당 상법 개정, 기업 발목 잡는다"...대기업 사장단 긴급 공동성명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경제 단체와 기업 사장단이 이에 반대하는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삼성·SK·현대차·LG 등 16개 주요 기업 사장단과 함께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긴급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한경협과 기업 사장단의 공동성명 발표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서 그만큼 상법 개정으로 인한 기업경쟁력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은 본래 취지인 소액주주 보호를 넘어 기업의 경영에 혼란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한경협이 주요 기업들과 공동성명을 낸 것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이후 9년여 만이다. 당시 국내 경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인한 내수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한경협과 사장단은 이날 내수가 구조적 침체에 빠진 데다 주력 업종의 경쟁력 약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심화하는 보호무역주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마저 위기를 맞았음을 강조하며 국회와 정부가 규제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안 중 이사의 충실의무와 관련해 ‘주주의 이익’이 추가되는 것이 기업 경영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조항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돼 있다.

사장단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우리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장단은 또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는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다"며 "경제계가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장단은 국회에 규제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 법안에 힘써주기를 당부했다. 현재 22대 국회에선 상법 개정안, 상장회사지배구조법 제정안 등 기업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 계류돼 있다.

정부에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더불어 AI, 반도체, 이차전지, 모빌리티 등 주요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김창법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질의응답에서 소액 주주를 보호할 방안을 재계에서 선제적으로 내놓을지에 대해 "피해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상법 개정이 아닌) 자본시장법 상에서 사안별로 핀셋형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 기업활동 위축을 이유로 상법 개정 추진의 재고를 촉구한 바 있다. 14일에는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자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8단체는 반대 입장문을 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사장, 이동우 롯데 부회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류근찬 HD현대 전무, 홍순기 GS 사장, 허민회 CJ 사장, 문홍성 두산 사장, 김규영 효성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엄태웅 삼양홀딩스 사장, 이민석 영원무역 사장, 박우동 풍산 부회장, 김동찬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그래픽=김상혁 기자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