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하고 행동하라, 메르켈처럼》 1989년 11월 9일 목요일 오후 독일 동베를린. 35세 동독의 과학자 앙겔라 메르켈은 동료들과 세미나를 끝낸 뒤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냈다. 거리로 나왔을 때, 국경 검문소는 열려 있었다. 장벽에 오른 시민들의 함성이 쩌렁쩌렁했다. 그때 메르켈이 한 일은 평소처럼 맥주를 마시는 대신 "서쪽으로 걸어간 것"이 전부였다. 메르켈의 16년(2005~2021년) 집권기를 추적해 최근 평전 '메르켈'을 펴낸 프랑스 언론인 마리옹 반 렌테르겜은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과도한 열정은 없었다. 메르켈은 그런 사람이었다." 책은 흥미로운 대목이 상당히 있다. 저자 '렌테르겜'은 프랑스 시인 아폴레네르의 시구를 인용한다. "마침내, 그대는 이 낡은 세상이 지겹다." 겉으로 무덤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