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연말 헨리 키신저 박사의 별세 소식이 국내 언론에도 중요하게 보도되었고, 한 유명 신문은 뉴욕타임즈가 그의 사망 기사를 수일간 여러면에 걸쳐 실었다며 미국 사람들이 부고 기사(obituary)를 얼마나 중요시하고 언론은 이를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는지를 소개하는 기사도 실었다. 그렇다. 부고 기사에는 종종 우리 마음을 깊이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나에겐 작년 5월 조선일보가 보도한 한 변호사의 별세 소식이 그랬다. '서울대학을 졸업하고 판사가 된 그는 네 딸을 두고 있었는데 첫째가 눈에 이상이 왔고 결국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다. 그는 딸 치료 등 뒷바라지를 위해 천직으로 여기던 판사를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 딸은 앞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공부를 잘해 미국으로 유학가 학위를 받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