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1849년 어느 날
세관의 검사관으로 일하고 있던
나다니엘 호손은 다니던
세관에서 파면을 당했다.
그 해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호손이 지지하던 민주당이 패하는
바람에 민주당원이었던 호손은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호손은 몹시 상심했다.
온몸에 힘이 쭉 빠친 채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아내 소피아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이야기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겨우 집에 도착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소피아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반갑게 호손을 맞이했다.
환한 미소로 자신을 맞이하는
소피아의 얼굴을 보니
호손은 더욱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차를 마시면서
호손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
"소피아! 오늘 나는 세관에서
파면당했소?
모두가 내가 무능한 탓이오?
미안하오?"
몹시 실망한 아내의 모습을
바로 볼수가 없어 호손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두 눈을
찻잔에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소피아의 탄성이 들려왔다.
"당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얼마나 기쁜 일이오?"
호손은 깜짝 놀라 소피아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힘없는 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동안에 무슨 돈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오?"
그러자 소피아는 책상쪽으로 가더니
서랍에서 작은 가방 하나를 꺼내
호손 앞에 내밀었다.
가방 안에는 현금 뭉치가 들어 있었다.
"아니, 이 돈을 어디서 난 것이오?"
호손이 놀라 소리쳐 묻자!
소피아가 대답했다.
"난 당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요?
언젠가는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매 주 당신이 생활비로 주는 돈에서 조금씩 모아 놓았어요?
이 돈이면 충분히 일년은 지낼수 있을 거예요?"
호손은 감동해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소피아의 이런 신뢰와 격려로
나다니엘 호손은 위대한 미국 소설의 하나인 <주홍글씨>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접하면서
소설 <주홍글씨>의 저자인 나다니엘 호손이 오늘날 이렇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까지 그 내조자인 소피아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실직한 남편이 들어왔을 때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잘 되었다며 하늘 같이 넓은 마음으로 감싸주고 위로해주며 격려해주는 부인의 모습과 남편이 글에 대한 재주가 있음을 미리 간파하고 일년 동안 아무런 걱정 없이 오직 글만 쓸 수 있도록 생활비를 아껴 미리 저축하는 부인의 지혜와 현명함이 너무나 돋보여 감동을 줍니다.
더불어 실직한 상황에서도 서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이 두 사람의 대화속에서 읽을 수가 있어 더욱 더 빛나는 애정과 사랑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피아의 절대적인 신뢰와 격려, 사랑과 지혜속에 남편을 통해 주홍글씨라는 대작이 나오듯
부부 간에, 자녀 간에, 고부 간에,
동료 간에 또는 만나는 사람들 서로 간에 제2, 제3의 주홍글씨가
나오도록 위로하고 격려하고, 신뢰하고 사랑하는 삶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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