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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앉으려 하면 쉽게 중심을 잃습니다

거짓 없는 진실 2025. 6. 17. 10:41

[열린편지] 높이 앉으려 하면 쉽게 중심을 잃습니다

이런 우화가 있습니다. 산꼭대기에서 살던 까마귀 한 마리가 독수리를 우러러보며 부러워했습니다. “하늘의 왕은 독수리야. 모든 새들이 그를 두려워하지. 나도 언젠가 저 자리를 차지해야겠어.” 까마귀는 독수리처럼 보이기 위해 깃털에 진흙을 발라 진한 갈색으로 물들였고, 바위에서 점프하며 하늘을 날아오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높이 날지도 못했고, 바람을 가르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바닥에 곤두박질치며 날개가 꺾이고 말았습니다. 다른 새들이 그를 조용히 바라보다 말했습니다. “하늘의 왕이 되려는 자가 먼저 하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지. 그림자만 쫓는다고 빛이 되는 건 아니야.”

미국에서는 트럼프 생일을 맞이하여 열병식 행사를 할 때 미국 전역에서 '노킹스' 즉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에서 3차에 걸쳐 집권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권력의 위기를 당하자 이란을 공습하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하고 약화되어 가는 푸틴 체제는 권력 유지를 위해 권위주의적인 억압과 파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대중 동원에 의지하게 되었고 권력 유지를 위한 푸틴의 공포정치는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데 이르러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있습니다. 중국 시징핑도 자신의 권력 연장을 위해 언제 대만을 침공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수많은 인간이 헛된 왕관을 쫓다 스스로 무너져 내린 교훈을 생생하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고대 로마의 카틸리나는 명문 귀족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사치와 권력욕에 빠져 쿠데타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스스로 왕처럼 군림하려 했지만, 키케로의 고발로 음모가 탄로나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권력은 타인의 희생을 딛고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 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교훈입니다. 근대사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비극은 반복됩니다. 프랑스 혁명의 핵심 인물인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는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혁명을 주도했지만, '공포정치'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반대파를 기요틴으로 처형했습니다. 권력을 독점하고 도덕주의를 강요하며 동료들마저 숙청했던 그는 결국 자신이 만든 공포에 삼켜져 처형당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나폴레옹도 스스로 황제에 즉위하며 제국을 건설했지만, 과도한 정복 전쟁으로 결국 유배지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습니다. 20세기 최악의 독재자로 기록된 아돌프 히틀러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총리직에 올랐으나, 아리아 인종우월주의와 전체주의 독재를 내세워 수천만 명의 희생을 낳았으며 결국 벙커에서 자살하고 독일을 폐허로 만들었습니다.

성경 속에는 스스로 하나님처럼 되려다 에덴에서 추방된 후 그 후예들이 어떻게 왕이 되려다 넘어지고 무너졌는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여러 왕들과 이방 나라의 왕들이 한결같이 권력욕에 취해 쓰러졌습니다. 그 중 다윗 왕의 아들이자 외모가 뛰어났던 압살롬은 백성의 마음을 훔치고 아버지에게 반역하여 스스로 왕이 되려 하다 전쟁에서 나무에 머리가 걸려 죽임을 당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합니다. 바벨론 제국의 느부갓네살 왕은 스스로 '신'이 되고자 했다 정신을 잃고 짐승처럼 들판에서 7년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인간의 권력욕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왕이 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은 단순한 권력욕이 아닌, 인간 내면의 깊은 결핍과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합니다. 

첫째, 자아 통제의 욕구입니다. 심리학자 줄리안 로터는 사람이 삶을 조절할 수 있다는 '통제감'이 클수록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삶이 불안정하고 무기력할수록, 사람은 통제력을 되찾고자 극단적인 방식으로 힘을 추구합니다. "남이 나를 지배하게 두지 않겠다", "내가 왕이 되어야 한다"는 심리적 보상 욕구는 사실상 무력감에 대한 반동적 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열등감과 자기 과대 보상입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사람이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종종 자기 과대평가와 지배욕으로 나아간다고 분석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무시, 억압, 혹은 자기 무력감에서 비롯된 심리적 상처는 '누구보다 위에 서야만 내가 가치 있다'는 강박을 만들어냅니다.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는 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열등감을 위장하는 사람일 수 있다는 섬뜩한 통찰입니다.
셋째, 자기중심성과 인지 왜곡입니다. 에릭 번의 교류분석 이론에 따르면, 미성숙한 자아는 '자기만이 옳고 중심이다'는 생각(Child Ego State)에 쉽게 빠집니다. 이는 세상을 '나 중심'으로 해석하는 인지 왜곡의 일종입니다. 이러한 자기중심성은 성장하면서 건강하게 조정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을 지배하고 조종하려는 성향으로 이어집니다. '왕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세상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미성숙한 자아의 인지적 착각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진정한 왕은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섬기는 자입니다. 스스로 왕이 되려는 헛된 욕망을 버리고, 낮은 자리에서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진정한 권위와 영향력이 세워질 것입니다. 이 땅의 진정한 왕으로 오셨지만,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섬겼던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6-28)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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